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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1919~2014)는 2007년 작품 20점을 제주현대미술관에 기증하였고, 제주현대미술관은 개관 이래 상설전시실에서 김흥수의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는 김흥수의 독창적 조형 언어 하모니즘이 구현된 누드 드로잉과 회화에 주목한다.
김흥수는 함경남도 함흥 출신이다. 1936년 함흥고보 학생 신분으로 제16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였고, 1940년부터 1944년까지 일본 동경미술학교(현, 국립미술도쿄예술대학)에서 수학하였다. 한국전쟁기 월남하여 대구, 부산에 머물며 예술인들과 교유하였고, 부산에서는 종군화가단의 《종군화가단전》에 〈출발-00전선 해병대에서〉, 〈화염을 뚫고〉를 출품하기도 하였다. 그는 도중하차한 미술 공부를 완성하고, 6·25 전쟁의 비극적 충격을 표현하기 위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찾기 위해 1954년에 《도불전(渡佛展)》을 열고, 1955년에 프랑스 파리로 갔다. 1961년 귀국할 때까지 입체주의, 앵포르멜 회화, 반구상 회화 등 다양한 형식을 탐구하였다. 이후, 1967년 미국으로 건너가 12년간 체류하면서 ‘하모니즘’이라는 그의 고유한 조형언어를 창안함으로써 독자적인 화풍을 완성하였다.
1977년 7월 김흥수는 구상과 추상을 아우르는 하모니즘 양식의 조형주의를 선언한다. 물감, 탄피, 목판, 못, 병마개, 폐지, 섬유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물질적인 현실성과 구상, 추상성을 드러내는 작품을 지속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하모니즘 양식으로 그려진 누드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그에게 누드화란 인간으로서의 누드, 희로애락을 가진 여인의 절실한 감성을 표현하는 양식이며, 한 여성을 통해 들여다본 환희와 절망, 허무와 끝없는 욕망을 드러낸다. 일본, 프랑스, 미국을 오가며 체득한 다양한 화풍을 한 화면에 조화롭게 구성해 낸 작품들은 그가 평생을 바쳐 모색한 자유의 미학이자 그의 미술 인생의 결실일 것이다. 전시 제목은 김흥수가 전쟁이 겨우 끝난 시기 열정과 불굴의 의지로 도불하여 프랑스 파리에서 1957년 가졌던 첫 개인전 글에서 얻었다. 우리는 전시된 김흥수의 드로잉, 작가 노트, 회화에서 드러나는 김흥수의 예술관과 인간관을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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